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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 콘텐츠 제작에 피해야 하는 표현

디지털 격차 해소, 표현에서 시작된다

요즘 스마트 기기가 없으면 일상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디지털화 돼가고 있어서 고령자의 디지털 역량 향상은 선택이 아닌 디지털 포용 사회 실현의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알찬 교육 콘텐츠라도, 그 안에 담긴 ‘표현 방식’이 잘못되면 오히려 고령자의 자존감을 훼손하고, 학습 의지를 꺾어 교육에 불참하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민감하게 작용하는 영역입니다. 이 글에서는 고령자 교육 콘텐츠를 제작할 때 절대 피해야 할 표현들을 유형별로 짚고, 그 대안까지 함께 제안하려 합니다.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서 콘텐츠 제작 시에 피해야 하는 언어 표현들

고령자라는 단어, 무심코 낙인찍는 표현 주의

교육 콘텐츠나 안내문에서 자주 사용되는 “노인”, “어르신”, “고령층” 같은 표현은 의도와 다르게 비하나 거리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 보다는 콘텐츠 내부에서는 보다 부드럽고 포용적인 표현이 필요합니다.

피해야 할 표현

  • 노인 전용 강의
  • 나이 많은 분들을 위한 쉬운 교육
  • 어르신은 아무것도 몰라서…

대체할 수 있는 표현

  • 처음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디지털 안내
  • 처음 만나는 스마트폰, 누구나 함께 시작할 수 있어요
  • 세대 구분 없이 함께 배우는 디지털 생활

표현의 핵심은 나이 언급을 최소화하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중심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모욕적인 뉘앙스를 가진 지시형 표현 금지

고령자에게 무심코 던진 지시형 표현이 명령으로 받아들여지면 수업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교육 콘텐츠에서 아래와 같은 표현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피해야 할 표현

  • 이렇게 해야 합니다
  • 이건 너무 쉬운 기능이에요
  • 왜 아직도 못 하시나요?

이런 표현은 고령자의 자기 효능감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대체 표현

  • 이 기능은 처음엔 조금 헷갈릴 수 있어요. 함께 천천히 해볼게요
  •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 더 편하신가요?
  • 처음엔 누구나 어려워요. 너무 잘하고 계세요

표현의 핵심은 함께한다는 인식과 과정을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고령자는 결과보다 과정에서의 존중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초등학생도 아는’ 식의 비교 표현 절대 금지

콘텐츠 제작자가 종종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고령자의 디지털 미숙함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세대와의 비교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피해야 할 표현

  • 요즘 초등학생도 스마트폰은 잘 다뤄요
  • 이건 우리 손주도 할 수 있는 건데…
  • 지금도 모르시면 안 돼요

이러한 표현은 고령자를 무시하거나 디지털 무능력자처럼 낙인찍는 결과를 낳습니다.

대체 표현 제안

  • 디지털은 모두가 함께 배워가는 과정이에요
  • 천천히 익히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 처음엔 다 생소하지만, 해보면 익숙해져요

비교가 아닌 독립적인 성취 인식을 유도해야 합니다.
자신의 속도와 과정이 존중받는다는 메시지가 중요합니다.

 

지나친 기술 용어, 전문 용어 사용 금지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 콘텐츠에서 기술 용어나 약어는 반드시 풀어서 설명하거나, 일상 용어로 바꿔야 합니다.
기술 용어는 무지함의 문제가 아니라, 소외감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야 할 표현

  • OS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세요
  • 인터페이스를 확인하고 아이콘을 누르세요
  • 디바이스에서 QR코드를 스캔하세요

쉬운 표현 예시

  • 휴대폰을 최신 상태로 바꾸는 방법이에요
  • 화면에 보이는 그림(아이콘)을 눌러주세요
  • 사진처럼 생긴 걸 비춰서 여는 방법이에요

중요한 건 개념을 일상 언어로 얼마나 잘 설명하느냐입니다.
고령자에게는 복잡한 개념보다 생활 밀착형 언어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실패를 지적하는 언어 대신 칭찬과 격려 중심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의 핵심은 성취보다 참여 입니다.
따라서 실수나 오류를 지적하기보다는 시도 자체를 긍정적으로 인정해주는 언어 사용이 필요합니다.

피해야 할 표현

  • 틀리셨어요
  • 잘못 눌렀네요
  • 아니에요, 그거 아니에요

권장 표현

  • 아주 가까우셨어요, 다시 해볼까요?
  • 좋아요, 이제 여기까지만 더 눌러볼게요
  • 잘하셨어요, 이번엔 조금 다르게 시도해볼까요?

정답 중심의 표현보다는 참여 중심, 경험 중심의 언어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고령자 교육 콘텐츠 제작자들이 자주 빠지는 언어 습관

콘텐츠 제작 중 자주 반복되는 언어 습관들이 고령자의 학습 의지를 꺾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이건 너무 쉬워요
  • 간단하죠?
  • 그걸 왜 그렇게 하세요?

이러한 표현은 무의식 중에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학습 격차보다 감정적 거리감을 먼저 만듭니다.
표현을 바꾸는 노력은 학습 효과를 높이는 첫걸음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관찰된 표현 실수 사례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확인된 표현 실수 사례는 콘텐츠 제작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스마트폰 문자 수업 이건 그냥 누르면 되잖아요 당황하며 수업 포기
키오스크 강의 중 이건 무조건 이렇게 해야 돼요 유연한 대응 부족으로 학습 중단
영상 시청 수업 중 요즘 애들도 다 잘 써요 비교당한 느낌, 질문 중단
 

단어 하나, 억양 하나가 교육 전반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비언어적 메시지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콘텐츠 유형별로 주의해야 할 표현 포인트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 콘텐츠는 텍스트, 영상, 강의 등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됩니다.
각 유형마다 적절한 표현 방식이 다르며, 다음과 같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인물·교재

  • 피해야 할 요소: 기술 용어 남용, 작은 글씨
  • 권장 방식: 큰 글씨, 반복 강조, 단계별 구성

영상 콘텐츠

  • 피해야 할 요소: 빠른 말속도, 자막 누락
  • 권장 방식: 천천히 말하기, 자막 제공, 손동작 강조

현장 강의

  • 피해야 할 요소: 질문 억제, 단편적 설명
  • 권장 방식: 속도 조절, 이름 불러주기, 눈 맞춤

어떤 콘텐츠든 핵심은 표현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기술보다 언어의 배려가 우선입니다.

 

고령자 디지털 교육의 언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이 단기 프로젝트가 아닌, 사회적 과제가 되기 위해선 언어 기준도 진화해야 합니다.

제안하는 교육 언어 4원칙

  1. 배려 언어
  2. 공감 언어
  3. 격려 언어
  4. 관계 언어

이러한 언어 구조는 단지 말의 방식이 아니라, 학습 동기 자체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콘텐츠 제작 전, 표현 점검을 위한 사전 절차 도입의 필요성

고령자를 위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 때, 콘텐츠 기획자나 디자이너, 강사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과정이 있다면 바로 ‘표현 점검 단계의 부재’입니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교육 내용을 중심으로 기획되고, 표현 방식은 부수적인 요소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서는 표현 그 자체가 콘텐츠의 질과 신뢰도를 좌우합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대상자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전 검토 프로세스를 필수 단계로 포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간단한 3단계 점검 절차를 도입해볼 수 있습니다.

  1. 1차 검토 – 고령자 대상 표현을 전문가 또는 교육 실무자가 직접 체크
  2. 2차 검토 – 실제 고령 학습자에게 시범 콘텐츠를 보여주고 반응 관찰
  3. 3차 수정 – 피드백을 반영해 용어, 문장, 이미지 표현 등을 개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심리적 장벽을 제거한 콘텐츠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교육 기관과 행정기관이 가져야 할 콘텐츠 검토 책임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 콘텐츠는 개인 강사나 민간 기업뿐 아니라 지자체, 복지기관, 교육청 등 공공기관에서도 제작합니다.
이 경우 기관 차원에서도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 표현 검토 체크리스트 마련: 강의자료, 포스터, 영상 등 모든 교육 자료에 동일 기준 적용
  • 문해력 기준 반영: 고령층이 실제로 이해할 수 있는 단어 사용 수준을 기준으로 삼는다
  • 실제 고령자 대상 FGI(표적 집단 인터뷰) 운영: 주기적으로 고령 수강자 대상으로 표현 피드백 수집

이러한 체계가 구축되면, 고령자를 배려하는 표현이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예의 바른 말투를 넘어서, 학습자를 존중하는 표현 문화가 정착되는 것입니다.

 

기술은 어렵지 않다, 말이 어렵게 만든다

디지털이 고령자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건 기술 자체보다, 그것을 설명하는 말이 낯설고 낙인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콘텐츠 제작자와 강사는 기술보다 먼저 언어 표현을 바꾸는 책임을 가집니다.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은 표현에서 시작됩니다.
세심하고 따뜻한 언어만이 진정한 포용의 교육을 가능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