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 IT용어 쉽게 풀어 쓰기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서 용어는 벽이 됩니다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장벽은 기술을 습득하는 것보다 용어를 이해하는 것의 어려움입니다.
교육 대상자는 스마트폰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지만, 낯선 단어들 때문에 배우는 것을 포기하고 전화기능, 문자 같은 단순 기능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앱에서 설치해야 해요", "아이콘을 눌러보세요", "로그인을 하셔야 합니다"와 같은 표현은 일반적으로는 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고령자에게는 처음 듣는 언어처럼 낯설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따라서 고령자에게 디지털 개념을 설명할 때는, 단순히 영어 표현을 우리말로 옮기는 수준을 넘어서 어르신의 생활 경험과 연관 지어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언어적 접근 능력이 요구됩니다.

용어를 그대로 쓰지 않고, 일상 언어로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설명'과 '풀어쓰기'는 다릅니다. 설명은 이해를 도와주는 정보이지만, 풀어쓰기는 상대가 이미 알고 있는 언어로 바꿔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로그인'이라는 단어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정보 제공입니다. 그러나 "시작할 때 이름과 암호를 적는 단계입니다"라고 말하면 훨씬 더 쉽게 받아들입니다.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서 IT 용어를 풀어쓸 때는 다음의 세 가지 기준을 따릅니다.

1. 한 문장으로 요약해 설명하기
2. 기능의 목적 중심으로 설명하기
3. 이미 경험한 상황과 연결하기

이 기준을 따르면 고령자도 낯선 디지털 언어를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기억하게 됩니다.

 

자주 쓰는 IT 용어, 이렇게 풀어씁니다

다음은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서 자주 등장하는 IT 용어 10가지와 그에 맞는 쉬운 풀어쓰기 예시입니다.

IT 용어쉽게 풀어쓰기

로그인	시작할 때 이름과 암호를 적는 것입니다
로그아웃	다 사용하고 끝낼 때 눌러야 하는 버튼입니다
앱 (Application)	휴대폰 안에 있는 작은 프로그램입니다
설치하다	휴대폰 안에 새로운 기능을 넣는 것입니다
업데이트	더 좋아지게 바꾸는 것 또는 새로 고치는 것입니다
아이콘	화면에 있는 그림 같은 버튼입니다
와이파이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무선 신호입니다
데이터	와이파이 없이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입니다
알림	소리나 글씨로 알려주는 메시지입니다
터치	손가락으로 가볍게 누르는 것입니다

 

이처럼 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쉬운 설명을 준비하면, 고령자 학습자는 '기술을 배우는 느낌'이 아니라 '생활을 익히는 느낌'으로 받아들입니다.

 

어려운 용어는 상황을 만들어서 보여줘야 합니다

고령자에게는 단순히 용어를 쉽게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서 실제 생활 속에서 해당 기능의 쓰임을 예시를 들어서 강의하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업데이트’를 설명할 때는 아래와 같은 접근이 좋습니다.

“요즘 휴대폰이 조금 느려졌다고 느끼실 수 있어요. 그럴 땐 '업데이트'를 하면 안에 있는 기능들이 새로 바뀌고 빨라집니다.  이건 마치 옷을 새로 입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기능은 그대로인데 더 깔끔하고 빨라집니다.”

이런 식의 설명은 기술 용어를 삶의 언어로 바꾸는 전략입니다.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서 이런 접근은 학습자의 몰입과 만족도를 확연히 높입니다.

 

용어 풀어쓰기는 '기술 이전의 교육'입니다

기술을 가르치기 전에 디지털 표현을 이해시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IT 기기나 디지털 서비스는 용어가 영어거나, 약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령자 입장에서는 한 번에 접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콘텐츠를 설계할 때,

• 어려운 용어를 과감히 빼거나
• 대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바꾸거나
•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환하면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은 더 이상 어렵지 않은 일이 됩니다.
어르신이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기능 설명보다 먼저, 이해 가능한 말로 접근할 수 있는 언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용어는 한 번 가르쳐선 기억되지 않습니다: 반복이 핵심입니다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실수 중 하나는 ‘한 번 알려주면 안다’는 전제로 수업을 설계하는 1회성 수업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고령 학습자는 단어를 눈으로만 보고, 한두 번 들어서는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용어 학습은 단발성이 아닌 ‘반복’을 기본 전제로 설계해야 합니다.

반복 학습을 위한 팁

• 첫 수업에서 용어 카드를 나눠준다
  쉬운 설명이 적힌 단어 카드를 휴대하거나 벽에 붙여두면, 수업 외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복습하게 됩니다.
• 하루에 3~5개씩만 익히게 한다
  욕심을 줄이고, ‘반복 노출’을 목표로 합니다. 같은 용어를 매 수업 초반에 1분 복습하는 것만으로도 학습 효과가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 일상과 연결된 문장을 만들어본다
  예를 들어 “오늘도 로그인했어요”, “카카오톡 알림이 떴어요” 같은 문장을 따라 읽고, 직접 말로 표현하게 해보면 용어가 생활 언어로 내재화됩니다.

 

강사와 자료 제작자를 위한 표현 가이드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 자료를 만들거나 수업을 진행할 때, 말 한마디에 따라 수강자의 반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음은 강사와 자료 제작자 모두가 참고할 수 있는 표현 가이드라인입니다.

앱을 설치하세요	새 기능을 휴대폰에 넣어볼게요	설치라는 단어 대신 결과 중심 설명
터치하세요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주세요	동작을 구체적으로 설명
로그아웃 하세요	다 사용하셨으면 끝내는 버튼을 누르세요	동작 목적을 알려줌
오류가 났어요	잠깐 멈췄네요, 다시 해볼게요	부정 표현보다 긍정 유도
인터넷 연결이 안돼요	지금 신호가 약해서 잠시 기다릴게요	기술적 문제 대신 생활 언어 사용

 

용어 자체를 해석하기보다, 고령자의 삶과 연결되는 예를 통해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방식이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 더 적합합니다.

 

실전 교육에 바로 쓸 수 있는 ‘용어 설명 예시’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 이용할 수 있는 설명 문장을 아래에 예시로 정리했습니다.

• “와이파이는 집 안에 있는 무선 전화기처럼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기능이에요.”
• “아이콘은 화면에 보이는 작은 그림이에요. 누르면 기능이 시작돼요.”
• “업데이트는 핸드폰 안의 프로그램을 새 걸로 바꾸는 거예요. 옷을 갈아입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쉬워요.”
• “터치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톡 누르는 걸 말해요. 세게 누르지 않아도 돼요.”
• “알림은 누가 나한테 메시지를 보냈다거나, 뭔가 알려줄 일이 있을 때 띄워주는 창이에요.”

이런 문장은 직접 말로 설명하는 것뿐 아니라, 교육 자료나 유인물에 그대로 활용해도 좋습니다.
‘말투’와 ‘단어 선택’이 달라지면, 같은 내용을 전달해도 학습자가 느끼는 부담감이 확 줄어듭니다.

세대 간 언어 차이를 극복해야 교육이 통합니다

디지털화 됨에 따라서 세대 간 언어 간극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청년층은 앱, 로그인, 계정, 클라우드 같은 단어를 별 설명 없이 이해할 수 있지만, 고령자는 같은 단어를 들었을 때 ‘이게 무슨 말이지?’라는 의문부터 떠올리곤 하는데 이는 단순히 디지털에 대한 지식 차이 보다는 언어 인식의 구조가 달라서 생기는 의문입니다.

고령자는 평생 한글 기반의 정보 체계에 익숙했지만, 디지털 용어는 대부분 영어를 그대로 차용하거나 줄임말로 구성되어 있어 거부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서는 기술을 가르치기 전에, 세대 간 언어의 간극을 좁히는 말의 구조부터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투’를 바꾸면 이해도도 달라집니다

같은 내용을 전달해도, 말투 하나로 전달하려는 표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 고령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특히 무리하게 쉽게 설명하려다 생기는 부작용을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건 정말 쉬운 거예요”라고 말하면, 상대는 ‘내가 이걸 모르니까 문제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반면 “이 부분은 처음에는 헷갈리기 쉬워요. 그런데 차근차근 해보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심리적 거부감 없이 배움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고령자 대상 디지털 교육에서의 표현은 기술적인 완성도보다 심리적 안정감, 신뢰감, 공감이 핵심입니다.
교육 효과는 ‘지식 전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 회복’과 ‘디지털에 대한 긍정적 경험’으로 이어져야 완성됩니다.